일곱 단계의 생명 과정 (Seven Life Processes)
일곱 단계의 생명 과정 (Seven Life Processes)
생명을 제대로 바라보고자 하는 관점은 일반 물리학이나 화학, 그리고 심지어 생리학에서 바라보는 관찰과 분류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합니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이전에는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게 되고 또한 더 멀리 더 넓게 바라보게도 되었습니다. 따라서 자연과학은 더 체계화되고 많은 정보들은 더욱 일목요연하게 정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은 단순한 부분의 합이 아닌 전체 안에서 부분들의 연결과 결합,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유기성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1910년 인간의 기본적인 생명과정(Life Processes)과 관련해서 일곱 가지 생리학적 과정과 함께 각 과정의 영혼적 특징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슈타이너의 12감각이 주로 외부 세상과 나 사이의 관계 형성을 보여준다면 생명과정은 나 안에서 에테르체와 아스트랄체간의 상호작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12감각이 12개의 별자리와 연관이 있듯이 일곱 생명과정은 일곱 행성들과 관계가 있습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 가운데 하나로서 일곱 생명과정은 아이의 생리적, 영혼적 상태를 평가하고 이해하는 또 하나의 툴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곱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호흡 – 온기 – 영양(소화) - 분비(순환) – 유지 – 성장 - 재생산
이러한 특징들은 서로 간의 상호작용 안에서 이해됩니다. 하지만 또한 선형적인 과정으로서 각 기능들은 각자의 중요성을 가집니다. 이러한 특징들과 원칙은 신체에 국한되지 않고 영혼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호흡 (Breathing)
호흡은 생명과정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호흡은 들숨과 날숨의 반복으로 그 시작은 외부의 것을 안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이는 사고와 같은 정신적인 것에서부터, 태양으로부터의 빛과 열, 폐를 통해 받아들이는 공기, 그리고 좀 더 단단하고 물질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것 등 모두를 포함합니다. 이제 이 모든 것들은 서서히 몸 안에서 변형의 과정을 가지게 됩니다. 만약 가공하여 변형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양이 유입되면 내적 손상이 초래되거나 병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온기나 냉기를 받아들이고 이를 변형시키지 못한다면 방사선 질환처럼 화상을 입거나 감기에 걸리게 됩니다. 만약 변형되지 못한 무엇이 우리를 지속적으로 압도한다면 중독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된다면 신체는 소모되고 노화됩니다. 호흡은 정신적 관점에서 가장 가장자리에 위치한 행성인 토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위치적으로도 아스트랄계의 마지막, 그리고 정신세계의 바로 앞쪽에 놓여 있습니다.
호흡은 세상과의 접점에서 건강한 감각을 통해 그 너머를 예리하게 관찰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그 호흡 안에서 무엇인가가 드러남을 찬찬히 기다리기도 해야 합니다. 호흡을 통해 무엇이 내 안으로 들어올지에 대한 불확실성, 의심을 이겨내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이를 통해 가끔씩 찾아오는 삶의 모순과 양극 안에서 스스로 중심 잡는 법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온기 (Warming)
온기는 우리 체온과 관계 있습니다. 또한 그외 나머지 다른 생명과정들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몸을 적응시키고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운동하기 전에 워밍업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호흡을 통해 적절한 산소가 몸 안으로 들어와서 연소과정을 거쳐 온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산소의 사용은 연소의 형태이며 우리 몸에 불의 따뜻함을 가져옵니다. 이렇게 온기는 호흡의 강화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온기는 이렇게 외부적인 것이 안으로 잘, 그리고 깊이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음식의 소화과정 전반에 있어 (장으로 흡수되고 세포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온기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무래도 차가운 음식을 먹었을 때 쉽게 배탈이 나고 따뜻한 음식을 섭취했을 때 속이 편안한 차이를 생각해도 될 것입니다. 모든 세포장벽을 뚫고, 또는 세포막을 통과할 때 온기가 필요하고 또한 온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세포대사는 세포단위의 나트륨-칼륨 펌프를 통해 전기-화학적 반응을 동반하고, 이 반응은 신경계 및 사고 작용으로 이어집니다. 사고는 목성과 직접 관련이 있습니다. 목성은 우리 행성계에서 '생각하는 자'이며, 우주로부터 받은 창조적인 생각들은 목성으로부터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목성은, 사고의 형태로, 우주 존재들의 각기 다른 질서에 대한 모든 형성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슈타이너는, 인간의 사고에 유동성과 활기를 깃들게 하는 것은 목성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삶에서 단지 바라만보는 방관자의 역할만 하면서 살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온기를 가지고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온기를 통해 서로가 연결되고 또 그렇게 공감대를 만들어갑니다. 때론 각자의 견해와 열정이 너무 '뜨거울 수' 있기 때문에 종종 교사나 부모, 그리고 아이들은 '냉정'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더 차가워지면 증오, 소외 등의 형태로 변형을 이루기도 합니다. 앞서 호흡을 통해 안과 밖의 관계가 형성되고 공간 안에 또 다른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그 공간을 온기로 채우는 것이다.
영양 (Nourishing, Digesting)
영양은 세 번째 과정으로, 또한 화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화성은 파괴와 관련된 공격적인 행성입니다. 영양은 이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흡과 함께 들어온 물질은 이제 몸 안에서 분해되어야 합니다. 생화학적 변화의 전 과정이 이 생명과정 안에 속해 있습니다. 만약 어떤 물질이 변형을 이룰 수 없다면 몸에 남아서 침전되고 결정을 이루면서 여러 질병이 뒤따르게 됩니다. 지방 콜레스테롤이 축적되고 당뇨가 생기기도 합니다. 또한 부종과 통풍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질병들은 약해진 화성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떤 생각을 듣거나, 외부의 어떤 상황이나 정보, 인상 등을 안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열성적으로 동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그것을 소화시키고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어느 정도는 나의 것이 되었다고 생각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곰 씹어보거나 뒤집어보거나 파괴해보면서 그 본질을 파헤치고자 합니다. 이런 소화과정은 단계를 필요로 하고 시간을 요합니다. 소화과정이 강요되면 소화불량을 초래하고 몸 속안에 단단한 무엇이 생겨나게 됩니다.
분비 (Secreting, Circulating)
위에 언급된 세 단계들이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과정이라면 네 번째 단계부터는 이를 더욱 깊이 가져가면서 내면화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체의 내분비선은 호르몬이라는 물질을 순환계로 방출하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물질 대사 전반을 조절하고 성장과 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순환은 심장 박동과 폐의 리듬과 관련이 있으며, 태양과 자아는 신체 내 대순환, 소순환을 관장하면서 건강한 심혈관계가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분비는 이전 영양과 소화단계를 거쳐 걸러내고 분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제 발달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변형을 시켜 분비해야 하고 더 이상 쓸모 없는 것은 배설해야 합니다. 분비는 물질의 완전한 변형입니다. 그래서 이 이전의 형태는 아무 것도 그대로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해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분비물이 바로 자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즉, 본질적이지 않은 것을 거부하면서 필수적인 것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분비는 소화의 비밀스러운 측면입니다.
유지 (Maintaining)
다섯 번째 과정인 유지는 네 번째 단계에서 질문하고 분리/배출을 통해 분비에 이르던 모든 노력의 결과를 이제 안정적으로 느끼고 이를 계속 이어가는 것입니다. 마치 한 차례의 큰 일을 겪어내고 잠시 고른 숨을 쉬면서 안정된 시간을 가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향후의 어떤 변화가 자리 잡고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유지는 신체 항상성과 관련 있습니다. 주변의 조건과 환경이 변화할 때 신체를 한결같은 상태로 조절하는 기능입니다. 여기에는 온기(체온) 유지, 호흡(에너지를 위한 적절한 가스 교환), 산/알칼리 균형, 혈압, 체액, 혈당 등 그리고 움직임과 쉼의 조절이 있습니다. 항상성은 또한 신체적, 영혼적 회복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내적으로 손상된 장기가 회복하고, 몸의 상처가 낫고 영혼적으로도 다시 치유되고 활력을 얻게 되는 과정입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이러한 회복력과 탄성이 내재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성격은 금성과 연관지을 수 있습니다. 금성은 가장 깊은 단계의 영양(세포)과 연결되어 있고 또한 가장 깊고 근원적인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성은 또한 녹색, 몸의 신장, 귀와 연관이 있습니다. 녹색은 무엇보다 생명을 지속시켜주는 색이며, 신장은 피를 걸러내기도 하고, 혈압을 유지시켜주고 적혈구 생산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생산합니다. 어떤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적인 근력, 생리학적 리듬, 일상적 리듬, 다채로운 경험을 통한 배움, 자신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를 위한 실천과 연습이 중요합니다. 신체적 항상성은 영혼적 평정과 타인들과의 긴 시간 안정적이고 긴밀한 관계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성장 (Growing)
우리가 성장하는 나무 한 그루를 보더라도 한쪽 가지에서는 싹이 트고 다른 한 가지에서는 잎이 말라 죽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장이란 태어나고 성숙되고 죽어가는 과정의 반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몸의 세포 역시 몇 년 간격을 두고 완전히 새롭게 바뀐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성장의 과정은 리듬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리듬이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신체적 성장(키, 몸무게, 장기 등)은 유전적인 영향, 삶의 환경 그리고 각자의 개별성에 따라 다양한 리듬과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성장에 있어, 세포단위에서 조직으로 개별화되고 장기로 변형되는 과정에는 수성으로부터 오는 개별화의 충동이 필요합니다. 또한 수성은 본능적으로 우주의 리듬을 느끼고 있습니다. 영양(소화)의 과정이 나누고 분석하는 과정이라면 성장은 멈춤 없이 끊임없이 변형되는 과정입니다. 배운 것 역시 잊어버리고 새로운 배움을 위한 공간을 내어주어야 합니다.
광물의 성장과 생명체의 성장을 본질적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가 외부의 것을 더한다고 본다면 후자는 안에서 바깥으로 성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에테르의 힘을 통해 중력을 거슬러 공간으로 뻗어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체가 중력에 종속되는 것에 반해 물은 일정부분 중력을 상쇄하고 떠올 수 있습니다. 즉 성장은 에테르체를 통한 내적 변화와 변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덧붙여, 유지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성장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이전단계의 적절한 분비 없이 유지가 되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재생산 (Reproducing)
재생산의 과정은 달의 힘과 관련되고 토성의 힘 반대편에 있습니다.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는 것은 단연 최고의 창작일 것입니다. 이는 더 이상 단순한 성장의 반복이 아닌 온전한 하나의 개별성을 창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식의 힘을 통해 배아가 형성되고 성장해서 하나의 개별체가 됩니다. 이 개별체는 출생과 함께 외부세계로 나오게 됩니다. 달은 재생산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토성(호흡)을 통해 바깥 세상을 안으로 가져온다면, 달의 힘은 태양의 빛과 열을 통해 내적 세계를 바깥으로 데려갑니다.
달 주기는 여성의 월경주기와 연관이 있고, 생명역동농법에서도 보름달 며칠 전에 씨를 뿌리고, 벌목도 하현달에 맞춰야 좋은 목재가 된다는 것은 이미 경험을 통해서 알고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달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전 단계의 성장을 더욱 강화시키고 하나의 개별체를 또 다른 하나와 연결 지어 줍니다.
일곱단계의 생명과정을 아래의 표로 정리해봅니다.
생명과정 | 생리학적 기능 | 영혼적 기능 | 관련 행성 |
호흡 (breathing) | 들숨과 날숨, 잠과 깸 | 관찰, 감지, 인식, 대면 | 토성 |
온기 (warming) | 자극, 호감, 에너지 | 관계 맺기, 흥미, 기억 | 목성 |
영양 (nurishing) | 섭취, 동화, 소화 | 이해(소화), 분석, 개념화 | 화성 |
분비 (secreting) | 흡수.배출, 변형, 분비, 순환 | 개별.내면화, 분리.선택.판단 | 태양 |
유지 (maintaining) | 항상성, 보충, 회복, 치유 | 실천, 연습, 경험 획득 | 금성 |
성장 (growing) | 성숙, 발달, 노화 | 새로운 기술과 능력 획득 | 수성 |
재생산 (reproducing) | 생식, 창조, 씨앗 | 창조적 행위, 혁신 | 달 |
참고자료.
1. The Spiritual Individualities of The Planets - Rudolf Steiner
2. The Seven Life Processes - Rentea, Ross MD
3. The Seven Life Processes - John Ralph
4. Man on the Threshold - Bernard Lievego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