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 강의] 행성들의 정신적 개별성 (2/2)
행성들의 정신적 개별성 (2/2)
(The Spiritual Individualities of the Planets, 교사 행성공부모임 참고자료 번역: 이동민)
(계속)
신체적인, 에테르적인, 그리고 특히 아스트랄적인 장애 때문에, 존재에 관한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 위해 필요한 명확한 사고를 가져오기 위한 노력이 성공적이지 않을 때 목성 존재들은 인류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합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명확한 사고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그 문제의 근원에 도달할 수 없었던 사람은 -만약 그가 참을성 있게 그것을 위한 내적 작업을 해왔다면- 목성의 힘은 실제로 밤 동안 그를 도와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문제에 대해 밤을 지나고 나서 그 이전날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은 많은 사람들은, 만약에라도 진실을 안다면, 인간의 사고에 유동성과 활기를 깃들게 한 것이 목성의 힘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토성은 우주 기억의 보존자이고 목성은 우리 우주 안에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목성에게 인간은 모든 충동들, 즉 우주에 현존하는 정신적인 것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모든 충동을 빚지고 있습니다. 토성에게 우리는 우주의 과거로부터 받을 수 있는 영혼과 정신의 모든 충동을 빚지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주피터에게 그렇게 위대한 존경이 바쳐진 것은 당시의 직관에서 나온 것이었고, 당시 인간의 정신은 그렇게 현재 안에서 강렬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인간 발달을 위한 자극은 한 해의 순환에 있어 목성이 작용하는 부분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우리 모두는 토성의 명확한 외적 움직임을 통해, 토성은 30년 정도 걸리는 자기 궤도를 따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목성은 약 12년이 걸리면서 좀 더 빨리 움직입니다. 이러한 더 빠른 움직임 덕분에 목성은 지혜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인간의 삶에 있어 우주적인 운명의 시간(cosmic hour of destiny)에 목성과 토성 사이에는 어떤 특정한 관계가 성립됩니다. 사고를 통해 과거에 관한 많은 것들이 드러나게 되는 이 때 인간 운명 안으로 빛이 번뜩이게 되는 아름다운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역사 안에서 고대 충동들(ancient impulses)에 대한 커다란 부활이 있었던 르네상스 시대, 특히 르네상스 마지막 시기 동안의 역사를 살펴본다면, 우리는 이것이 목성과 토성 사이의 어떤 관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목성은 어떤 면에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우리가 명료하고 활동적 빛으로 가득 찬 사고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목성의 계시는 우리의 무의식 속에 남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바로 활발한 사고가 여전히 초기 발달단계에 머물러있던 고대에서는 인류의 진보가 실제적으로 항상 목성과 토성의 관계에 달려있었던 이유입니다. 목성과 토성이 함께 어떤 별자리를 형성했을 때 우리 조상들은 이를 통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대인은 자신의 정신적 발달 과정에서 토성의 기억과 목성의 지혜를 별도로 받는 것에 더 의존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화성에 다다릅니다. 적절한 표현을 찾기는 어렵지만 화성은 행성계에서 아주 '말 많은 사람(talker)'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사고의 형태로 자신의 지혜를 억제하는 목성과는 달리 화성은 우주에서 자신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에 있는 영혼들에게 끊임없이 불쑥 말을 내뱉습니다. 화성은 우리 행성계에서 가장 말이 많은 행성으로, 인간이 잠이나 꿈속에서 말을 할 때 특히 활동적입니다. 화성은 항상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큰 갈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성은 사고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화성의 영역 안에 사고하는 자는 거의 없지만 말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화성의 정신들은 항상 우주 여기저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지켜보고 있다가 엄청난 열의와 열정을 가지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화성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우주 신비에 대한 진술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을 부추깁니다. 화성은 선한 면과 조금은 덜 선한 면이 있습니다 - 그는 자신의 천재와 자신의 악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천재성은 사람들이 우주로부터 언어에 대한 충동을 받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악마의 영향력은 언어가 많은 다양한 방법으로 오용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화성은 우리 우주에서 선동가로 불릴지도 모릅니다. 그는 항상 나가서 설득하려고 하는 반면 목성은 납득하려고만 합니다.
다음 나오는 금성 역시 다릅니다. 어떤 면에서 –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 금성은 우주로부터 거리를 두고 피하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다가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주에 대해서는 그 어느 것도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만에라도 자신이 외부 우주에 노출되게 된다면 금성은 마치 자신의 처녀성을 잃은 듯한 태도를 취할 것입니다. 또한 외부 우주로부터의 어떤 인상이 그녀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시도를 하게 된다면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우주를 향한 어떤 열망도 없으며 미래의 어떤 파트너도 거절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면 이러한 상황과 조건들이 지상의 언어로만 표현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금성은 지구로부터 오는 모든 것에는 즉각적으로 잘 반응합니다. 지구는 말하자면 그녀의 연인입니다. 달이 우주 전체를 비추는 반면, 금성은 우주의 어떤 것도 비추지 않고 그 어떤 것도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지구로부터 온 모든 것을 사랑스럽게 반사합니다. 만약 영혼의 눈으로 금성의 신비를 언뜻 볼 수 있다면, 영혼적 삶의 비밀과 함께 지구 전체가 우리 앞에 다시 놓여지게 됩니다. 사실 지구상의 인간은 금성에 의해 다시 반사되지 않고서는 영혼의 비밀 속에서 숨기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금성은 인간의 마음 속으로 깊이 스며듭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금성의 관심을 끄는 것이고, 금성이 자신에게 접근하도록 허락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상의 삶에서 가장 친밀한 경험들은 금성으로부터 다시 신비롭고 멋진 방식으로 비추어 집니다. 그 반사 속에서 금성은 모든 것을 변화시킵니다. 마치 꿈이 실제 세상에서 존재한 일들을 변화시키듯이 말입니다. 금성은 지상에서 발생한 일들을 꿈-그림들(dream-pictures)로 바꾸어 놓습니다. 따라서 실제 금성의 전 영역은 꿈의 세계입니다. 지상적 존재 안에서 인간의 비밀들은 금성에 의해 무한히 다양한 꿈-그림들로 변형을 이룹니다. 금성은 시인들과 아주 많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인들은 금성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좀 전에 금성은 우주가 자기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피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금성은 동일한 방식으로 모든 것을 밀쳐내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속으로부터, 금성은 우주로부터 접근해 오는 것은 밀치더라도 지구로부터 오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금성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구혼자를 거절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화성의 말을 주의 깊게 듣습니다. 금성은 지상의 것들에 대한 자신의 꿈같은 경험들을, 화성을 통해 우주로부터 소통된 것을 통해, 변형시키고 비추어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또한 신체적인 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근원으로부터 세상에서 이루어진 것 그리고 앞으로 이루어질 것들 안으로 충동들이 퍼져나갑니다. 금성은 지구로부터 오는 모든 것을 자신 안으로 가져오고 항상 화성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 하지만 금성은 자신의 관심을 화성이 알아챘으면 하는 어떤 욕망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으로부터 -물론 태양만이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데- 인간의 언어 형성과 관련된 장기의 기초가 되는 힘이 생겨나게 됩니다. 인간의 언어 형성과 관련된 우주 안의 충동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금성과 화성 사이를 엮어가는 이러한 낯선 관계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운명이 그렇게 되길 원할 때, 금성과 화성의 관계는 이것에 따라 한 민족의 말과 언어 발달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예를 들어 금성이 화성과 직각을 이룰 때 언어는 영혼적인 특성들로 가득 차면서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반면 금성과 화성 두 행성이 합(合)에 놓여있을 때 언어는 표면적이 되는 경향을 가지고 영혼적인 질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연관된 민족 또는 국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주에서 발원하여 지상 세계로 작용하는 충동들이 바로 그러한 것들입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수성에 도착합니다. 다른 행성들과 대조적으로 수성은 물리적, 물질적인 자연 본성과 관련한 것에 관심이 없고, 뭔가 조정하는 (조화시키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수성은 ‘조정적 사고의 명수들(Masters of coordinative thinking’)들이 머무는 영역입니다; 목성은 지혜로 가득 찬 사고의 명수들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인간이 지구 이전의 삶에서 지구적 존재로 내려올 때 물리적 존재를 위한 힘을 제공하는 것은 달의 충동입니다. 금성은 심장과 기질의 기본적인 특성을 위한 힘을 제공합니다. 반면 수성은 지적이고 이성적인 능력, 특히 지적인 힘을 제공합니다. 조정적인 지식과 정신 활동의 힘을 관장하는 명수들은 수성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행성들과 인간의 삶, 그리고 존재 사이에는 놀라운 연관성이 있습니다. 엄격한 은둔 속에 살고 있는 존재들을 안에 품고 우주에서 가장 먼저 방사되는 것만을 반사하는 달은 외부 형태, 즉 인간의 몸을 만들고 빚어냅니다. 그러므로 유전적 힘이 그의 신체 구조에 통합되는 것은 달에 의한 것입니다. 달은 완전한 은둔 속에서 신체적 방식으로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흐르는 유전의 줄기 안에 어떤 것이 전달되고 있는지 찬찬히 숙고하는 그러한 정신적인 존재들의 우주요새입니다.
달 존재들은 자신들의 요새 안에 너무나 확고하게 둘러싸여있어 현대 과학자들은 유전에 대해 본질적인 어떤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진정한 유전의 신비에 대한 접근을 시작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금성과 수성은 영혼 및 정신의 삶과 더욱 연결된 카르마적인 요소를 인간 안으로 가져오며 이는 심장의 특성과 자신의 기질 안에서 표현됩니다. 반면에 화성 그리고 특히 목성과 토성은 인간이 그 행성들과 올바른 관계를 가질 때 인간을 자유롭게 해방시켜주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즉 그들은 인간을 운명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부터 떼어놓고 자유로운 존재로 만듭니다. 다소 변형된 형태의 성서적인 언어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우주 기억의 충실한 관리자인 토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을 자신의 기억 영역 안에서 자유롭게 만들자. 따라서 토성의 영향은 무의식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기억은 이제 자신의 소유가 되었고, 그것과 함께 인간은 자기 개인적인 자유의 확실한 기초를 얻게 되었습니다. 자유로운 사고 행위에 포함된 내적인 의지-충동(will-impulse)은 목성의 자비로움에 의해 주어진 것입니다. 인간의 모든 생각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것은 목성의 힘 안에 있습니다. 목성은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다면 그 안에서 우주 전체의 사고를 발견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목성 역시 뒤로 물러나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로서 생각할 수 있도록 남겨두었습니다. 언어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화성도 역시 우리에게 자애로웠다는 사실에 기인합니다. 화성은 이를테면 다른 외행성들이 내린 결정을 묵인해야만 했고 거기에 더 큰 강압을 행사할 수는 없었기에 인간은 어떤 면에서는 언어의 영역에서 자유롭습니다 - 전부는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는 자유롭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관점에서 화성, 목성 그리고 토성은 또한 구속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행성으로(liberating planets) 불릴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에게 자유를 줍니다. 반면 금성, 수성, 달은 운명을 결정하는 행성으로(destiny-determining planets) 불릴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행성 개별체들의 행위와 충동들 그 한 가운데에 태양이 서있고 해방과 운명을 결정하는 행성들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어 냅니다. 태양에서는, 운명에 있어 필연적인 요소와 인간 자유와 연관된 요소들이 가장 멋진 방식으로 상호 작용을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운명과 자유라는 상호의존적인 삶을, 우주로 뻗어나가고 다시 태양의 온기로 집중되는, 그러한 빛 안에서 볼 수 없다면 불타고 빛나는 태양 안에 무엇이 포함되어 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우리는 태양에 대해 물리학자들이 알고 있는 것만을 받아들이는 한 태양의 본질에 대해 어떤 것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태양의 정신과 영혼의 본질에 관한 무언가를 알아야만 비로소 태양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태양의 본질은, 운명의 필연적인 요소 안에 온기를 불어넣고 그 불길 안에서 운명을 자유로 녹여내는 힘입니다. 그리고 자유가 잘못 사용된다면 그것을 다시 한번 자기 자신의 활동적인 물질로 응축하는 힘입니다. 태양은 이를 테면 불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유는 우주 속에서 빛을 발하는 실제가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태양은 응축된 재처럼 잘못 사용된 자유가 운명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물질이기도 합니다 - 운명 자체가 빛을 발하고 자유의 불길 안으로 넘어갈 때까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