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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레슨 : 왜 바닥 기기가 중요한가요?

엑스트라 레슨은 (특히나) 아이가 태어나서 첫 번째 7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첫 번째 3년은 아이의 향후 발달에 있어 토대가 되는 중요한 일들, 즉 서서 걷고, 말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처음으로 생겨나게 됩니다. 

엑스트라 레슨에는 별도로 바닥기기 연습이 있습니다. 바닥기기는 우리가 아기였을 때 했던 여러 움직임들을 일정 부분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아기들은 때가 되면 몸을 뒤집고, 배를 밀면서 바닥을 기고, 앉기도 하고, 네발로 걷고 그러다가 어느 날 이제는 아무것도 잡지 않고 당당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때론 배밀이나 특히, 네발로 기는 과정이 길지 않거나 또는 아예 건너뛰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너뛴다고 반드시 어떤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아이의 움직임에서 아주 미묘한 문제를 보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네 발로 기기 위해서 아이는 부단히 연습을 반복합니다. 그럼에도 신체적인 면에서, 특히 상체가 몸을 지탱할 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하다면, 한 손으로 체중을 버티다가 다른 손을 움직일 때 지탱하지 못하고 털썩 하게 됩니다. 물론 하복부가 약해서 잘 기지 못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어깨나 고관절 등 신체골격적인 이유, 또는 특정 원시반사(ATNR)가 남아있거나 필요한데 없는 경우(STNR), 촉각적인 부분, 또는 실제 기기를 연습할 공간이 부족하거나 동기부여가 안되어서 건너뛰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자라면서 바닥을 기고, 네 발로 걷고, 직립해서 걷는 과정은 의외로 여러 가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바닥에서 몸을 충분히 비비고 네 발로 걷는 과정은 향후 아이발달에 큰 토대가 됩니다. 엑스트라 레슨에서는 그때 충분히 바닥을 기지 않고 일찍 일어선 경우 조금 더 바닥에 길 수 있는 연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발도르프학교에 오면 1학년때 교실모험이라고 해서 아침에 조금 일찍 와서 열기 하기 전에 바닥이나 책상 위 기기를 포함해서 다양한 움직임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바닥을 기는데 가끔은 바닥을 길 때 자기 힘만으로 당기거나 밀어서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보입니다. 

그럼 바닥운동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기는 움직임은 기는 것 이상의 여러 이점들을 제공합니다. 우선 기어서 앞으로 나아가자면 힘을 가운데로 모아야 하고 또 그럴 의지가 필요합니다. 힘과 의지를 발휘하지 않으면 조금도 앞으로 이동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온 몸이 (특히) 앞쪽 두 개의 손과 팔에 모두 실리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특히 '손'바닥과 지구'바닥'과의 저항과 무게를 느끼고 이를 극복하면서 움직임이 시작됩니다. 물론 이 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몸 전체 골격과 근육으로부터 어깨, 발꿈치, 손목으로 연결되는 힘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이러한 힘으로 아이는 옷 단추도 매고,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찰흙도 만지고, 수공예도 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집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은 향후 삶에서 다가올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직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합니다. 일반적으로도 아이가 9개월 넘게 기지 않거나 큰 움직임이 없다면 뭔가 좀 확인해보는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바닥을 기면 우리 몸 군데군데가 다 쓸리게 됩니다. 물론 엑스트라 레슨 기기에는 배와 등을 바닥에 접촉하는 여러 동작들이 있습니다. 실제 많이 기지 않으면 아이의 몸 가운데 자주, 또는 거의 접촉을 하지 않은 부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촉각이 발달하면서 일정부분은 무뎌지는 데 자주 안 닿은 부분을 혹여 건드리면 아주 소스라치거나 심하게 간지럼을 타기도 합니다. 

우리는 바닥을 쓸면서 그 표면의 질과 저항, 무게 등을 느끼게 됩니다. 몸을 밀고 당기고 들고 내리는 모든 과정은 아이들의 다양한 감성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영혼의 결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내 몸의 어디가 쓸리고 어디가 접촉하지 않은지 눈으로 보지 않고도 몸 지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몸 지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자주 주변(또는 친구들)과 부딪치거나 앉아있다가 의자에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는 공간감각과도 연관됩니다. 

무엇보다 기기는 걷기와 연결됩니다. 바닥기기, 네발로 걷기, 직립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는 서서히 중력의 힘을 거슬러 오르면서 호흡이 더 원활해지면서 언어를 구사하고, 언어를 통해 사고를 발달시키는 첫 3년의 과정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자유로워진 양 손을 가지고 여러 작업과 동작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좌/우 리드미컬하게 잘 기었다면 나중 긴 거리도 잘 걷게 될 것입니다. 또한 좌우의 조화로운 움직임은 각각 좌/우뇌의 조화로운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물론 조금 더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눈-손의 협응(Eye-hand coordination)에 도움을 주고, 아이들이 혹시나 가지고 있을 특정 원시반사(Primitive Reflexes)를 몸에 통합시키는 것에도 도움을 줍니다. 원시반사에 대해서는 별도로 글을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물론 이것 이외에도 기기가 아이발달에 왜 반드시 필요한지 여러 '이유들'이 많을 것입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을 여러 이유로 인해 가지지 못하게 되었거나 이 과정이 충분히 길지 않았을 때 향후 학교에 와서 또래와의 놀이 움직임이나 학습, 자세 관련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적절한 바닥 움직임을 통해 그 시기를 다시 반복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에는 엑스트라 레슨 바닥운동 중 자주하는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말뚝망둥어 기기

바닥에 배를 대고 양발은 모은 체로 편안하게 엎드린다. 머리 앞으로 양팔을 기역자로 구부리고 손바닥은 아래로 향하게 한다. 고정된 팔뚝과 손바닥의 힘을 사용해서 몸 전체를 앞으로 당기면서 전진한다. 이때 몸 전체가 바닥에서 들리지 않게 한다. 팔을 바꿔가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한 쪽 방향으로 5번, 그리고 다시 반대 방향으로 5번을 반복한다.

자벌레 기기
바닥에 등을 대고 편안하게 눕는다. 양말을 벗고 양발을 모은다. 무릎을 세우면서 양발을 엉덩이 쪽으로 당겨 붙인다. 양손은 가슴 위에 교차시켜서 둔다. 이제 다리를 곧게 펴면서 자벌레가 기는 것처럼 몸을 밀고 앞으로 나아간다. 다시 무릎을 세우고 다리를 곧게 뻗어 나간다. 한 쪽 방향으로 5번, 그리고 몸을 돌려 반대 방향으로 다시 5번 동작을 반복한다. 

 

도롱뇽 기기
바닥에 배를 대고 편안하게 엎드린다. 머리는 앞을 보고 최대한 낮춘다. 이제 양팔과 양다리로 바닥에서 밀면서 마치 진창에 있는 도롱뇽처럼 몸을 앞으로 밀고 나아간다. (머리는 최대한 낮게, 그리고 몸의 나머지 부분은 항상 바닥에 접촉하도록 한다). 방의 한 쪽 끝까지 기어가고 돌아서 다시 반대 방향으로 돌아온다. 

 

물개 걷기
바닥에 배를 대고 눕는다. 양 발을 모으고 양 손바닥은 양 어깨 옆에 둔다. 양손 끝은 앞을 향하도록 한다. 발의 도움 없이 양 팔을 서서히 위로 끝까지 뻗으면서 동시에 몸 전체를 자연스럽게 앞으로 밀고 나간다. 한 쪽 방향으로 5번, 그리고 몸을 돌려 반대쪽으로 다시 5번 동작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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