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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살고 있는 방이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 마쓰다 미치히로
깨끗하고 단정하게 꾸며진 공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쓸고 닦고 치우는 모든 일을 생각해낸다는 것은 또한 별개의 일일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략 눈대중이라도 정리 계획을 잡고, 몸도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고, 끝나고 나면 일말의 성취감이라도 느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들이 중노동이고, 어떤 이들은 이 일을 하나의 수행이나 명상으로 삼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살핌이 이루어진 공간은 그렇지못한 공간과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먼지나 때가 쌓이고 어지럽게 정리가 안된 곳은 다른 곳과 다른 전자기장이 발생하고 긍정적이지 않은 많은 일들이 그러한 곳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아래는 린다 토마스라는 한 여성의 글입니다. 그녀는 처음으로 스위스에서 유일한 생태적 청소회사를 운영했고, 1993년부터 2012년까지 괴테아눔의 청소관리를 총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아레스하임의 루카스 클리닉, 이타 베그만 클리닉에서 관리 총책임을 맡았고 마지막으로 2017년 은퇴하였습니다. 그녀는 괴테아눔에서 새로운 청소 문화에 관한 첫 번째 국제 회의를 시작했고 시설관리 운동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도 열었습니다. 그녀는, 세계 어디서나 누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든, 정신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속한 공간을 청소하고 보살피는 일도 능숙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청소를 상대에 대한 배려로 바꿀 수 있는 작업 철학을 개발했고 우리가 청소하는 이유와 청소하는 방법에 대한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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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혼돈, 청소와 보살핌에 관하여
Kindling, the Journal of the Early Childhood Group, Steiner Schools Fellowship에 게재.
글: 린다 토마스(Linda Thomas) 번역: 이동민
집안일과 관련해서 무질서와 혼돈의 개념이 종종 혼동됩니다. 집안일에 있어 질서는 종종 일정한 규칙성, 그리고 명확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을 때 우리는 공간이 질서정연하다라고 부르며 손쉽게 방향을 잡고 소란없이 내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일을 시작하거나 아이들이 뛰어 놀기 시작하자마자 질서는 곧 혼돈으로 변합니다. 질서는 큰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무질서 안으로 병합되는 특별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질서를 되찾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카발라의 창조 이야기에서는 하나님께서 스스로 물러나시면서 그 곳에 빈 공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빈 공간 안에서 일어난 혼돈은 물질을 형성하였고, 그리고 세상이 창조되었습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매우 자주 혼돈에 직면합니다. 일상적 삶을 구성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혼돈에 직면하게 됩니다. 우리는 무정형과 무계획이 자리 잡은 곳에 질서와 구조를 의도적으로 재건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청소는 단순히 쌓인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새로운 것을 위해 공간을 만들고자하는 행위입니다. 흙과 먼지를 제거하면 빈 공간이 생겨납니다. 이 빈 공간은 내가 청소하고 있는 장소와 연결된 정신적인 존재를 돕기 위해 그대로 놓아둡니다. 그리고 새롭고 긍정적인 뭔가가 생겨나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약 14년 전에 저는 아이들의 발도르프학교 수업료를 마련하기 위해 생태친화적인 청소회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사장일 뿐 아니라 유일한 직원이자 견습생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올바른 장비와 세척제 사용 등에 대해 배울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고 체력을 관리하는 방법,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타인의 공간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하고있는 일에 대해 스스로가 가지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명상적이고 정신적인 삶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일상적인 삶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정신적이고 명상하는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면,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들이 하나의 일상이 되어 여러분에게 고통스러운 지루함을 줄 수도 있고, 또는 가장 하찮은 일에서도 깨달음을 실천하려고 한다면 여러분은 이미 일상에서 정신적인 길을 걷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나는 오래 전에 들은 한 일화를 발견했는데, 이 주제와 관련하여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느 수도원에 아주 순박한 수도승이 살고 있었고 사람들은 설거지, 바닥 쓸기, 마루청소 등 모든 하찮은 일을 그에게 맡겼습니다.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모든 일을 사랑스럽게 수행하였고 일을 하면서도 항상 작은 기도를 잊지않았습니다. “주님, 제가 이 접시를 닦을 때 주님의 천사 중 한 사람을 저에게 보내시어 제 마음도 닦아 깨끗하게 해주소서” 또는 “주님, 제가 이 바닥을 청소할 때 주님의 천사 중 한 사람을 보내시어 저를 도와주소서. 그리하여 이 바닥 위를 걷는 모든 자가 주님의 존재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소서”. 그는 모든 집안일을 위해 기도했고 오랜 세월 동안 이렇게 계속 일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그는 일어나면서 깨달음을 얻었고 사람들은 그의 지혜를 듣기 위해 먼 곳에서 찾아왔다고 합니다. 저는 오래전 부모님이 하신 말씀이 자주 기억에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일곱 남매인데, 그 중 한 명이 썩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로 식탁에 자주 오곤 했습니다. 아버지는 “너 또 왼발로 침대에서 일어났니?”라고 묻곤 했습니다. 몇 년 후 나는 이 말을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매우 의식적으로 침대에서 나올 때 항상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뭔가 긍정적인 한 가지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 것입니다.
저는 청소를 하면서 중요한 발견을 했습니다. 청소와 보살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청소를 할때는 눈에 보이는 더러움을 제거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데 체 5분도 걸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괴테아눔에서도 복도를 간신히 청소해놓으면 이미 누군가가 복도를 걸어가서 여기저기에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여러 이유에서 많은 사람들은 청소라는 것이 귀찮고 보람 없고 번거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해야하는 필수적인 것으로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온전한 인식과 사랑으로 이 일을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의식을 가지고 손끝으로 작은 구석 하나하나를 꿰뚫는 법을 배우면 청소는 보살핌, 그리고 배려의 본성을 띄게 됩니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보살핌의 결과가 단순히 먼지를 제거한 결과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공간을 돌보는 동안 우리는 물리적 세계만 접촉하지 않습니다. 공간은 전혀 새로운 분위기로 바뀌고 빛으로 가득 차게됩니다. 특히 아이들은 이러한 변화에 강하게 반응하며 이러한 변화를 직접적으로 인지합니다. 한번은 제가 살던 아주 큰 집을 아주 철저하게 대청소 한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10살짜리 아이는 집이 너무 밝고 반짝이는 것처럼 보여 벽에 어떤 새로운 페인트를 칠했는지 저에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청소하는 일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지는 우리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공간을 보살피는 것은 아주 근본적인 일입니다. 아이이든, 식물이든, 괴테아눔과 같은 사회 유기체이든, 학교이든, 개인 가정이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간 관계까지 모든 살아있는 유기체는 보살핌을 통해서만 번성합니다. 워크숍이 끝난 후 참가자 중 한 명은 의식적인 집 보살핌을 통해 얻은 치유적 효과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저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녀는 결혼한 지 15년이 되었고 부부간의 삶도 어느 정도 틀에 박힌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5년밖에 되지않은 그들의 새 집은 아직도 완전히 완성되지 않았고 이미 여기저기는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녀가 저의 코스에서 배운 것을 집에 적용하기 시작하자마자 남편도 집 여기저기를 완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그 남편은 부인에게 말했습니다. 그녀가 집을 다시 돌보기 시작했을 때 그녀에게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녀도 자신의 존재를 새삼 다시 인식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의식적으로 공간을 돌보는 것은 우리의 지각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그 곳의 정령을 해방시켜 새로운 것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령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수한 다른 존재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고 끊임없이 그들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의식적으로 인식함으로써 –예를 들어, 먼지를 제거할 때, 머리를 감을 때, 방을 환기시킬 때, 촛불을 켤 때 등- 이 정령들을 속박으로부터 풀어줍니다. 먹고 설거지 하지않은 그릇들을 밤새 싱크대 안에 놓아두었을 때, 그리고 크림을 휘핑한 후 벽에 튄 크림 조각덩어리를 닦지 않고 무시했을 때 우리 주변에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우리는 부지런함과 유쾌함, 그리고 내적 만족과 평정을 통해 다른 정령들을 해방시켜 줍니다.
모든 정령들이 같은 방식으로 취급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청소하는 한 학교에는 유독 악취가 나는 방이 하나 있었습니다. 나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생태적인 세제, 화학 약품, 스팀 청소기로 나는 아주 작은 틈새 하나까지 깨끗이 청소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고 냄새는 여전히 남았습니다. 갑자기 나는 내가 이 방에 충분히 친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스런 보살핌으로 나는 청소하는 동안 노래를 부르면서 전 과정을 다시 거쳤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이 없었기에 나는 인정하면서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몇 주 후 나는 덥고 피곤한 기분으로 학교에 도착했는데, 그 방의 문을 열자 그 냄새가 너무 심하고 너무 공격적이어서 나는 화가 났습니다. 나는 세게 창문을 열고 바닥을 발로 세게 밟으며 소리쳤습니다. “내가 이 곳에 있어! (I AM HERE!). 여긴 우리 모두를 위한 공간이 충분치 않아. 나가줘!” 나는 화가 난 것처럼 방 안을 샅샅이 훓으면서 위에서 아래로 찬찬히 청소를 해갔습니다. 그리고는 그 냄새가 사라졌습니다. 몇 달 후 다른 동료가 그 일을 맡게 되었고 이 존재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녀 또한 그렇게 그들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보살핌의 반대는 무시입니다. 나는 ‘게으름’을 기어 다니는 어떤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꿰뚫지 못하는 모든 작은 구석에서 시작됩니다. 그것은 찬장 뒤에서, 침대 아래에서, 그리고 수많은 거미줄이 발견되는 커튼 뒤에서 기어서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것은 거의 잘 열어보지 않는 특정한 서랍들 안에서 기어다닙니다. 조리 오븐에 있고, 그 위 통풍구에도 모여있고, 돌과 식물들이 놓여있는 창턱에도 있습니다. 게으름은 점점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집안을 점령합니다. 그런 다음 우리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해 섬광처럼 여기저기 분주히 움직이게 됩니다.
괴테아눔의 건물내 관리책임자(housemother)가 되기 전에 나는 정기적으로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는 사람을 대신해서 그 일을 맡곤 했습니다. 나는 아침 6시에 시작하여 매일 64개의 화장실을 청소했고, 일을 더 쉽게 하기 위해 종종 노래를 불렀습니다. 화장실 청소에는 저만의 비법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청소가 있고 일주일에 한 번 또는 필요할 때 두 번씩 하는 철저한 청소가 있습니다. 그때 변기는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완전하게 청소됩니다. 물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 몸을 구부리고 청소하고 다시 몸을 돌리고 또 구부리면 정말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나는 무릎을 꿇고 변기를 청소하기로 했습니다. 변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으면 뭔가 달라집니다. 나의 태도와 인식 방식, 작업 방식, 정령들과의 만남 모두에서 변화가 생겨납니다....... 이 경험은 너무나 풍성하고 성취감이 있어 지금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카펫을 진공 청소하는 대신 20개의 화장실 청소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 일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항상 깨끗하고 잘 관리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을 때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나는 청소 워크샵을 하기 위해 노르웨이에 있었습니다. 오전 코스는 영어로 진행하였고 오후에는 독일어로 반복하였습니다. 첫날 오후에 한 여성이 저에게 와서 아직 코스에 등록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참여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녀는 청소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도르나흐에서 누군가가 온다는 것이 너무 뻔뻔한 게 아닌지 혼자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먼저 코스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남편이 화장실 청소를 하고 싶어 설거지는 좀 기다리라고 했을 때, 그녀는 누가 그런 기적을 일으켰는지 와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이전에 화장실 청소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청소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몇 시간 동안 계속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끝이 없는 주제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청소를 합니까? 무엇으로 청소합니까? 청소의 더 깊은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사랑하는 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작은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끝까지 행동하도록 어떻게 교육할 수 있습니까? 예를 들어, 식탁을 깨끗하게 닦은 행주는 버터조각과 빵 부스러기가 널브러진 싱크대 안으로 그냥 던져두는 것이 아니라 헹구고 짜서 걸어 말려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요?
이것은 또 다른 일화를 생각나게 합니다. 몇 년 전 저는 괴테아눔에서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강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강의를 하기 바로 전날 한 연로한 신사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청소와 같은 실용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얼마나 기뻤는지를 저에게 전했습니다. 그 신사는 개인적으로 하니 제크(Hanny Geck, 루돌프 슈타이너의 작품 ‘인류의 대표상’ 조각을 옆에서 도운 사람)를 알고 있었으며 그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잠깐 일이 있어 나무 깎는 작업을 중단해야 할 때마다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모든 나무조각과 깎인 나무칩을 쓸어 모아 쓰레기통에 버리곤 했습니다. 그녀는 종종 자기가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슈타이너는 자신이 하겠다고 고집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슈타이너에게 왜 때론 몇 분 밖에 자리를 비우지 않는데로 항상 모든 것을 쓸어 모아서 버리는 수고를 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습니다. "내가 작업하는 동안 나와 함께 일하는 모든 것이 내 작업 재료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상황에서 항상 주인입니다. 작업을 중단하고 작업실을 나서자마자 바닥에 놓여 있는 모든 것은 쓰레기가 되고 따라서 쓰레기통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쓰레기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존재들은 우리가 예술 작업을 할때 우리곁에 두길 원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주변 환경을 사랑스럽게 돌보는 것의 중요성과 그것이 새로운 것을 위한 공간을 만들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저의 경험을 통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평화와 회복, 치유를 위해 건설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 됩니다. 저는 가출청소년들이 거주하는 센터를 청소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센터는 대중들에게 센터 ‘여는 날’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집이 너무나 방치되어 있고 내부 청결 관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 집을 관리하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한 교사가 “청소년들이 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관리하는 방법은 누가 가르쳐 주나요?” “교사들은 “그건 교사의 일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교사들이 청소하는 별도의 공간이 있는지 물었고, 그는 야간근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이 곳 역시 더 나을 것이 없었고, 나는 현재의 상태를 그에게 그대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약간 짜증을 내었고 내가 그 일을 원하는지 저에게 되물었습니다. 나는 이 일을 정말 맡고싶지만 내 직원들과는 하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장비와 재료를 다 준비해서 여기에 있는 청소년들, 교사들과 함께 청소하겠다는 나의 제안은 모두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먼저 이사회와 상의해야한다고 했습니다. 나는 우발적으로 내 직원들과 청소하면 3000프랑, 그리고 나 혼자만 여기 온다면 600프랑의 비용이 들 거라 이야기했습니다. 그 제안은 받아들여졌지만 나에게는 또 다른 조건이 있었습니다. 나는 청소년들과 함께 일한 적이 없었고 교육학자도 아니고 교사도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 수호천사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함께 일하기 전 청소년들 모두를 만나고 그들의 이름을 외우고 싶었습니다. 나는 그들의 아침식사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이 집에는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 10명이 살고 있었고, 그 중 5명은 주말을 가족과 보내기 때문에 작업은 두 주말로 계획하였습니다. 집은 3층으로 되어 있었고 계단 전체는 검정색과 아주 밝은 색상으로 그려진 정말 끔찍하고도 악마적인 그림으로 덮혀있었습니다. 우리의 일은 창문, 히터, 문, 바닥, 샤워 시설 및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시작하면 모든 것을 청소하고 싶었습니다. 그들은 벽과 옷장에서 포스터와 스티커를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소년은 심지어 침대 전체를 분해하고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옷 더미를 발견했습니다. 또 다른 소년은 자신이 가진 하이파이 오디오 세트를 어떻게 "생태학적으로" 분해해서 청소할 수 있는지 보여달라고 하였습니다. 물론 그들은 음악 없이는 움직일 수 없었고, 그리고 그들을 움직이게 한 것도 일정 부분 음악이었습니다! 나에게 그 음악은 마치 급행열차와 기관총을 섞어놓은 것처럼 들렸습니다. 비록 나는 잘 알 수 없지만 그 음악을 선택한 소년은 그 음악이 자신에게 에너지를 채워준다고 나에게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무슨 음악을 듣는지 알고 싶어했고 나는 내가 그 소년의 나이 때 들었던 60년대 음악을 여전히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갑자기 나는 Cat Stevens의 "Morning has broken"을 듣게 되었고 이전의 "노이즈"에 비해 마치 교향곡처럼 들렸습니다. 나는 심지어 방금 전에 들었던 "뚜둠, 뚜둠, 뚜둠"보다 "Morning has broken"의 리듬에 맞춰 창문을 닦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그에게 납득시킬 수 있었습니다. 작업 분위기는 너무나 좋았고 우리는 그럭저럭 꽤나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첫 주를 마치고 약속한 다음주 토요일 내가 다시 방문했을 때 너무나 멋진 놀라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와 함께 청소를 했던 다섯 소년은 월요일에 휴가를 낼 수 있도록 허락을 구했고 자기들 돈으로 페인트를 사서 계단 전체를 완전히 다시 칠하고 벽은 흰색 페인트로 깔끔하게 덮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전체 벽면은 녹색 문이 있는 집, 분홍색 커튼, 연기가 나는 굴뚝과 같은 순진한 어린아이 같은 그림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빨간 사과와 체리로 덮인 나무들, 수선화와 튤립, 그리고 눈부신 태양 아래 연을 날리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풀밭에는 새, 나비, 작은 달팽이들이 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손상을 입었던 이 "거친"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공간을 창조했고, 이제 그 공간 안에 아름다움과 조화의 세계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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