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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학교에 갈 준비가 되었을까?

아이가 학교에 갈 준비가 되었는지 ‘결정’을 내리는 것은 모두에게, 특히 결정을 내려야 하는 해 당 교사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작업이기도 하다. 경험적으로 봐서 한 두 시간이라는 짧게 주어진 시간 내에 모의수업과 부모 면담 과정을 통해 소위 책에서 기술하는 카테고리 별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아이는 결코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이가 틈나면 글자를 모방해서 쓰기도하고 간단한 셈을 하면서 배움에 대한 욕구를 키워간다 하 더라도 많은 경우 실제 학교 갈 준비와는 큰 연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적인 욕구라기보다는 대개 부모나 나이가 좀 더 많은 형이나 누나, 언니를 모방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모든 경우, 무엇보다 아이를 중심에 놓고 현재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아이 의 부모와 아이를 좀 더 잘 이해하려는 교사의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부분이다.  

이때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한 예로, 모의수업의 결과와 함께 아이가 태어난 월을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2월생, 그게 아니더라도 10월에서 11월경 출생아이의 경우 부모와 함께 시기적인 면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에 비 해 6개월 정도 성장 발달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조금 이른 경우 또래에 비해 체력과 집중하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고, 리듬활동이나 모둠작업, 수공업 등에서 조금씩 처지는 경향을 보 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물론 수업적으로 보완이 되겠지만 많은 경우 주도적, 적극적인 면이 약해질 수도 있다. 물론 잘 나서지는 않지만 잘 관찰하고 기다리면서 특정 학년이 되면서 엄청난 두각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학교준비가 된 아이들이 대략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설명해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필요에 의해 한 해를 유보하더라도 아이 가 단지 유치원에서 한 해를 반복하는 것만은 아님을 함께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경우 부족하더라도 당겨서 일찍 보내는 것 보다 충분히 늦추어서 준비된 상황에서 얻게 되는 것이 더 많다고는 한다. 이것저것 확실치 않을 때는 좀 더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역시 부모의 판단일 것이다. 또 다르게는, 실제 나이가 되었지만 영혼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아 한 해를 더 유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교사라고 하더라도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경우 (물 론 실제 쉽지 않다) 부모의 의견이나 도움을 청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이러한 진솔한 대화를 계 기로 부모는 교사와 함께 아이를 중심에 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도움’이나 ‘가이드’를 다음에 제시한다. 다른 말로, 학령기 아이들에게서 대체로 보여 지는 신체적, 영혼적(또는 감성적, 사교적) 발달 양상들이다.  

신체적인 면 
 
여기에 제시되는 수치는 대략적인 것으로, 아이의 개별성, 그리고 부모 유전적인 부분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우선 학교에 갈 때가 되면 대략 머리와 신체 비율이 대략 1:6 정도에 이른다. 뇌량 연결을 통해 좌/우뇌의 발달이 활성화된다. 그 이전 만 5세말경이 되면 아기살이 빠지고 볼록 튀어나온 배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만 6 세말 정도가 되면 신진대사/사지영역 부분의 성장이 커지고, 특히 팔과 다리가 길어진다. 학교 갈 때가 되면 팔을 머리 위로 둘러 반대편 귀에 닿는 정도의 길이가 된다. 그리고 허리와 목 구분이 명확해지면서 리듬체계가 좀 더 성숙하게 된다. 두툼하던 손가락에 관절부분도 보이고, 발바닥은 둥근 아치모양이 형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이전 아기 때의 모습과 비교해 이목구비가 더 뚜렷해지고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름의 얼굴 특징이 보여진다. 허리도 S 굴곡을 보인다. 

또한 대게 이 시기가 되면 하나 이상의 이가 빠지고, 만 6 세 이후 어금니가 올라온다. 위에 언급하였듯이 부모가 조금 늦게 나왔다면 이것도 감안해야 한다. 걸을 때는 자연스러운 팔, 다리의 좌우교차가 보인다. 놀이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책상이나 탁자, 의자나 바닥에 앉아서 활동하거나 학습을 할 때 통합되지 않은 초기반사(Reflexes)가 드러날 수도 있다. 이는 학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전반적인 네 가지 하위감각들이 적절한 발달단계에 있어야 할 것이다.  

놀이의 경우, 평균대 정도를 무난하게 건너가고 콩 주머니나 큰 공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한발도 뛰거나 양 발 모아 뛰기도 가능하다. 보폭도 증가하여 이제 계단을 좌우 한 걸음씩 발을 바꿔 올라갈 수 있고, 옷 단추나 지퍼도 스스로 잠글 수 있다. 양손을 쓰면서도 많은 경우 한 쪽으로 우세가 형성되어 있다 (9 세까지 늦어지기도 한다). 손에서 엄지의 역할이 많아지고 악수할 때도 손 전체가 아니라 엄지는 분리된다.  
 
영혼적(감성적, 사교적)인 면 
 
모든 활동에서 생각하고 목표하는 부분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몸을 써서 뭔가 나르는 것도 좋아하고 심부름 가는 것도 즐긴다. 이전까지가 놀이를 위한 놀이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 좀 더 나와 세상, 즉 나의 내면과 바깥을 인식하는 경향을 띠게 된다. 그리고 어떤 외적 행위에 대한 결과를 예상할 수 있으며, ‘만약’, ‘왜냐하면’, ‘그러니까’ 등의 인과관계 접속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억력의 증강을 통해 강화된다. 돈을 조금씩 모아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누구를 위해 선물을 준 비하고 나누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또한 친구간 둘 만 속삭이기도 하고 비밀을 즐기기도 한다. 상대가 원하는 바에 대한 감을 좀 더 가지게 되며, 뭔가를 주고 상대에게서 뭔가를 얻게 되는 상 호 ‘이해’의 관계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누군가를 독점하기보다는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상을 가지 게 되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릴 수 있게 된다. 여태껏 애착을 가졌던 물건에 대한 고집도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초기단계의 인식형태는 이전 하나였던 세상에 비해 자신을 외롭고 약한 존재로 인식하기도 하며, 잠시 동안의 영혼적 ‘침체기’를 가지며 따분해하기도 한다. 이즈음 학교 가기에 대 한 열망을 가지게 된다. 이제 집중력도 높아져 10분에서 15분 정도 고요하게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질문도 상당히 실제적이 된다.  

예술, 특히 그림에 있어 영혼적인 표현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이 시기, 신체적으로 좌/우뇌의 기능발달에 따 라 대칭이 되는 그림을 그려내고, 종이 가운데에 위/아래로 선을 그을 수 있다. 지붕이나 뾰족한 산 봉우리 등을 통해 사선형태가 보인다. 또한 이갈이라는 유기적 활동이 그림에서도 나타난다 (연속된 산이나 아파트 단지, 또는 일련의 연속된 형태 등). 좌/우뿐 아니라 위/아래의 개념이 명 확해진다 (하늘과 땅이 드러나고, 나는 그 안에서 그리고 거기에서 분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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