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Enkidu...

교사들이 부모님들께 (특히 담임과정에서) 아이들의 건강과 학습을 위해 지켜달라고 요청 드리는 것이 몇 가지 (또는 상당히 여럿)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좋은 잠과 리듬 있는 생활, 온기, 먹거리(영양) 등이 포함될 것입니다. 이 가운데 음식은 ‘너무나’ 일상적인 주제이기도 하고, 동시에 일정 부분은 가정의 선택에 맡겨진 부분이기에 가끔 우리 모두의 관심 영역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기도 합니다. 가정에서 가족끼리 먹거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일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부득이하게 어떤 것을 먹어야만 하는 경우는 이제 거의 없습니다. 성인이라면 각자 모두가 자유 의지에 따라 (즉, 종교적/도덕적 신념이나 건강상 이유, 또는 사회적 실천을 위해)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그리고 언제 먹을지..

‘설탕’이라고 하면 우선 우리는 달콤한 뭔가를 떠올리기도 하고, 또는 아이들의 충치나 어른들의 당뇨 등과 같은 질병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또는 우울할 때 “당이 땡긴다”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주로 설탕과 시럽이 들어있는 커피나 톡 쏘면서도 달콤한 청량음료, 아삭하면서도 달달한 과자나 쿠키, 케익이나 크림 빵, 또는 떡 등을 찾게 됩니다. 이 음식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무엇보다 정제 설탕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건강 관련 책자나 기사를 읽다 보면, 특히나 정제 설탕은 건강에 해롭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아주 일반적인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든 아이든 그 달콤한 설탕의 유혹에서 아주 쉽..

스핑크스는 고대 이집트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기자 대피라미드의 스핑크스는 가장 크고 유명합니다. 그리고 스핑크스는 고대 이집트 외에도 고대 페르시아, 고대 그리스 등지로도 일찍부터 알려져 왔습니다. 우리에게는 특히 그리스 신화에서 스핑크스가 내는 수수께끼를 오이디푸스가 답하는 이야기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단순한 수수께끼는 아닙니다. 어쩌면 여기에는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예견하는 암축적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핑크스는 지금 하나의 형태로 통합된 인간의 과거 집단영혼(Group Soul)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동물의 집단영혼과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집단영혼의 시기를 거쳐왔습니다. 이전 각기 다른 에테르적 영향..

아이가 부쩍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꺼내거나, 짜증이 도를 넘는다고 생각되면 단순히 아이가 몸이 피곤하거나 사춘기라서 그렇다고 치부하기보다는, 우선 아이와 친구들간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저학년에서 중학년으로, 중학년에서 청소년기로 전환하면서 크고 작은 관계의 문제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즈음 아이들은 판단하고 평가하는 능력이 단계별로 조금씩 깨어나지만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상황에 대한 명확성이 아직은 부족하여 일정부분 여전히 또래집단에 의존하면서 ‘나’의 개인성도 그 와중에 도드라지게 되는 복합적인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관계 측면이 아주 저학년이거나, 성숙한 고학년의 경우 그나마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관계의 ‘어려움’은 다른..

당신이 살고 있는 방이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 마쓰다 미치히로 깨끗하고 단정하게 꾸며진 공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쓸고 닦고 치우는 모든 일을 생각해낸다는 것은 또한 별개의 일일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략 눈대중이라도 정리 계획을 잡고, 몸도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고, 끝나고 나면 일말의 성취감이라도 느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들이 중노동이고, 어떤 이들은 이 일을 하나의 수행이나 명상으로 삼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살핌이 이루어진 공간은 그렇지못한 공간과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먼지나 때가 쌓이고 어지럽게 정리가 안된 곳은 다른 곳과 다른 전자기장이 발생하고 긍정적이지 않은 많은 일들이 그러한..

아이들이 자기 공책을 잘 관리하는 상태나, 공책을 열어 그 안에 써여진 글씨를 들여다보면서 교사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됩니다. 또박또박 가로 세로 글씨를 잘 쓸 뿐만 아니라 내용정리도 잘 된 경우가 있는 반면, 또는 글씨가 너무 엉망이라 내용을 차지하고라도 겨우 글씨를 알아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 그림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듯, 아이들의 글씨를 잘 관찰하다보면 그 아이의 성격이나 현재 감정의 상태도 일부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화하기는 그렇지만, 글씨를 반듯하게 잘 쓰는 경우 대개 앉아있는 자세도 바르고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글씨체가 안좋다가 일정 시기 이후 글씨를 잘 안 쓰려고 한다면 공책정리나 과제, 숙제하는 것을 힘들어 하기 ..

올해(2021년) 대림절은 11월 28일 일요일에 시작해서 네 번의 일요일을 거쳐 동지, 크리스마스로 이어집니다. 해를 넘어 성스러운 열 세 밤을 거치고 1월 6일 예수 공현 축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대림절을 한자로 풀어서 쓰면 오기를 기다리다, 영어로는 Advent 즉, "오다"라는 뜻의 라틴어입니다. 대림절은 아기 예수 탄생 전 4주간의 절기를 뜻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많은 아기가 태어나지만 아기 예수의 탄생, 즉,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는 것은 인류사의 큰 사건으로 여겨 집니다. 대림절의 첫 번째 일요일을 맞이하여, 특히 많은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영어로 Advent Garden (또는 Winter Spiral), 즉 대림정원이라 불리는 행사를 가집니다. 편백나무나 전나무 가지로 나선형..

어린 아이들의 경우 소리는 호흡, 맥박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들숨, 날숨의 리듬 역시 이러한 호흡, 맥박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영혼적으로 보자면, 소리를 듣는 것, 악보를 읽는 것, 연주를 듣는 것은 들숨이고, 노래하고 연주하고, 몸을 들썩이는 것은 날숨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인간의 자아 측면에서 보자면, 음악이란 ‘지상적’인 물질 신체와 도구를 사용해서 ‘천상적’인 우주의 소리를 만들어내면서 그 기억을 떠올리는 작업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꽃이나 하늘, 석양, 무지개 등 다양한 색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소리 역시 획일적이고 평면적인 기계음 또는 녹음, 저장된 소리보다는 생생하고 울림을 가진 다채로운 현장음을 권장합니다. 일상에서 접하는 물건들의 소리, 친구..

저학년 시기의 자전거, 그리고 가정에서의 레고... 발도르프학교에서는, 물론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아주 저학년인 경우 자전거 타기가 그렇게 권장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바퀴달린 킥보드나 롤러블레이드도 마찬가지). 대신 걷기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이제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서는 레고 이야기도 한번씩 나옵니다. 담임과정 중학년에 이르면서 축구나 야구의 적절한 시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은데 저학년 시기에 자전거타기, 레고를 그렇게 권장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바라보는 어른의 성향에 따라 여러 답이 나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발도르프학교 저학년에서 자전거 타는 것을 적극 권장하지 않는..

엑스트라 레슨 : 왜 바닥 기기가 중요한가요? 엑스트라 레슨은 (특히나) 아이가 태어나서 첫 번째 7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첫 번째 3년은 아이의 향후 발달에 있어 토대가 되는 중요한 일들, 즉 서서 걷고, 말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처음으로 생겨나게 됩니다. 엑스트라 레슨에는 별도로 바닥기기 연습이 있습니다. 바닥기기는 우리가 아기였을 때 했던 여러 움직임들을 일정 부분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아기들은 때가 되면 몸을 뒤집고, 배를 밀면서 바닥을 기고, 앉기도 하고, 네발로 걷고 그러다가 어느 날 이제는 아무것도 잡지 않고 당당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때론 배밀이나 특히, 네발로 기는 과정이 길지 않거나 또는 아예 건너뛰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너뛴..